하지만, 그것은 정말 나만의 큰 오산이었다. 취업에 있어서 모든 요소가 다 중요하지만, 첫 관문인 resume가 정말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요즘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resume 검토에서 pass를 하지 못하면 아예 기회조차 얻질 못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 resume도 과장 조금 보태면 지금까지 200번은 넘게 수정한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자만심과 함께 안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달부터 apply를 하면서, 또 좋은 멘토들을 만나면서 resume 관련 상담을 하면서 정말이지 내가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부침의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깨달음을 얻지도 못했겠지만, 그 동안 조금 더 적극적으로 멘토링을 받고 더 액티브하게 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기도 한다.
최근에는 직접 채용을 진행하는 hiring manager분께 resume를 리뷰받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이렇게 직접 resume를 보고, 또 인터뷰를 진행하는 채용 담당자와 이야기를 하니 느껴지는 게 매우 많았다. 그리고 cover letter 또한 같은 느낌이다. 어느 하나 대충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약간 혼란스러운 포인트가 있긴 했다. 나는 지금까지 15개의 회사에 지원을 했는데, 사실 하나의 회사를 지원하는데 최소 3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지원하는 회사의 job posting을 분석해야 하고, 또 그에 맞게 내 cover letter를 수정하고, 또 수십번 검토를 하고 나서 신중하게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전 KOTRA 취업 멘토링 세션에 참가했을 때 다른 취준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잠깐 흔들림이 왔었다. 그들은 하루에 5개씩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아니, 하루에 1개 넣기도 솔직히 힘든데 그 많은 것을 어떻게??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 이야기를 한 사람이 아닌 3~4명이 연속으로 하다보니 마치 "내가 삼인성호(三人成虎)의 오류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혹여 "나만 엉뚱한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참의 고찰 끝에 내린 결론은 "Hybrid 전략으로 가자" 라는 것이다. 즉,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 가고 싶은 포지션일 경우 당연히 공을 많이 들이고, 그렇지 않고 그저 나에게 맞는 포지션이 떠서 한번 지원이나 해볼까? 하는 곳들은 살짝 힘을 빼고 가는 방식으로 해보려 한다.
사설이 길었다. 어쨌거나 그러한 이유들로 내가 들었던 resume, cover letter 작성 방법 및 노하우에 대해 기억에서 휘발되기 전에 이렇게 정리를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물론, 이 포스팅의 제 1독자는 나이다. 그렇기에 철저하게 내 위주로 사고하고, 고찰하여 결과물을 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물론 이 포스팅은 인터넷에서 키워드 몇개로 돌리면 다 나오는 그저 그런 흔한 노하우가 될 수도 있고, 또 그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아주 중요한 핵심 꿀팁이 될 수도 있다. 그건 온전히 이 포스팅을 읽는 사람의 경험치, 절실함, 그리고 마음가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생각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내가 정리한 부분은 100% 정답이 아니며 개인별 상황 및 어떤 회사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variation이 다양할 것이다. 참고로 난 북미에서 SW 개발자 junior 혹은 entry 포지션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내용 정리를 하면서 동시에 내 resume를 수정하는 작업을 해보겠다.
Resume
resume의 상단 1/3이 가장 중요하다. 채용 담당자는 매우 바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1/3에 해당하는 3~4줄만 우선 읽어보고 지원자를 빠르게 판단한다. 그래서 이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그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되면, 당연히 resume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OBJECTIVE
내가 어떤 사람이고, 왜 이 포지션을 지원하는 지에 대해서 채용 담당자에게 남기는 강렬한 인상이 여기에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어그로를 끄는 수준이 아니라, 진솔하면서도 내 resume, cover letter의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핵심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단 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나 같은 경우, 다소 특이한 이력때문에 이렇게 내 정체성을 이 부분에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넣었는데, 역시나 hiring manager의 피드백 역시 긍정적이었다. 다만, 문장을 조금 더 다듬고, 매력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겠다. 여기에 soft skill과 tech skill을 같이 섞어서 쓰면 더 좋겠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며,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요약해보면서 전반적으로 리뷰를 해보겠다.
- 삼성전자에서 SW개발을 했지만, 이후 마케팅으로 job change를 했다. 왜?
- 마켓에 대한 관심
- 항상 마켓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만든 제품이 누구의 손길을 어떻게 타서 최종 고객에게 가게 되며, 또 그 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고, 또 고객들은 어떤 요인으로 그것을 구매를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했다.
- 개발을 하면서도 그런 호기심이 동기부여가 되었고, 결국은 직접 해당 부서에 들어가서 비즈니스의 큰 흐름을 깊이 이해하고, 또 penetration 및 pricing 전략 등 마이크로하게 컨트롤하는 부분에 기여를 하고 싶었다.
- 마케팅에서는 주로 Project Managing을 하면서 다양한 soft skill들을 키웠다.
- 커뮤니케이션 능력
- 고객, 팀원,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능력은 필수이다.
- 마케팅은 설득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매 순간 설득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기술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 협업 능력
- 마케팅 프로젝트는 대개 여러 부서와 협력하여 진행되므로 팀워크가 중요하다.
- 특히나 개발, 영업, 기획, 구매, 제조, QA 등의 부서들과 잦은 소통을 통해 길러졌다.
- 문제해결 능력
- 시장 변화나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끈질기게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 능력이 길러졌다.
- 창의성
-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 방법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에 창의성이 요구된다.
- 타임 매니지먼트
- 여러 프로젝트나 업무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의사결정 능력
- 데이터를 분석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중요하다.
- 어댑터빌리티
- 시장 상황이나 회사의 방향성이 빠르게 바뀔 수 있으므로 적응력이 필요하다.
- 리더십
- Project Manager로서 팀을 이끌거나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능력은 리더십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삼성전자 재직 시 많은 PM 역할 및 혁신 과제(6-sigma)를 통해 리더십이 길러졌다.
- 긍정적 마인드셋
- 업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고, 팀원을 격려하는 데 긍정적인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 다시 SW 개발을 하고 싶어서 BCIT CST 전공을 하고 있다. 왜?
- 결국 제품
- 결국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제품이 가진 가치이고, 그 가치의 핵심에는 개발이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나는 SW 개발 경험이 있기에 다시 돌아간다면, 마케팅에서 갈고 닦은 보다 비즈니스를 보는 눈,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SW의 매력은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케팅을 하면서도 다시 SW로 돌아갈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 CS전공
- 한국에서는 CS 전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깊이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래서 BCIT CST 전공을 선택했고, SW 개발자로 다시 시작하려 한다.
이 OBJECT 섹션을 통해서 내가 의도하는 부분은 이렇고, 만약에 채용 담당자에게 이런 생각이 들고, 또 의문이 들게한다면 내 전략은 먹힌 것이다.
- "이 친구는 다양한 soft skill을 가지고 있네."
- "그런데 이 친구는 왜 마케팅에서 SW개발로 transition을 하려고 할까? 궁금한데, 이야기나 한번 들어볼까?"
EDUCATION
이 부분에서는 의견이 조금 갈리는데, 누구는 이것을 맨 아래로 빼야한다, 또 누구는 맨 위로 넣어야 한다. 이렇게 다르다. 그래서 이건 내가 선택을 해야하는데, 나는 OBJECTIVE 바로 다음에 넣었다. 그래야 내가 OBJECTIVE에서 대략적으로 터치했던 부분인 job change에 대한 스토리를 백업할 수 있는 BCIT CST가 나와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대학교와 전공은 여기 캐나다에서는 그닥 도움이 안될것 같긴 한데, 어쨌든 Engineering Bachelor가 있다는 사실로는 내가 그래도 한국에서도 나름 어느 정도는 고등 교육은 받았다는 사실을 어필할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딱히 질문 거리가 있을 수 없으니, 무난하게 fact 위주로 적어두는 것이 좋겠다.
TECHNICAL SKILLS
요즘 트렌드는 skill을 나눠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Tech skill과 soft skill을 잘 섞어서 resume에 표현한다고 한다. 즉, 단순 나열보다는 훨씬 복합적이고도 함축적으로 표현은 하되 그 안에 내가 가진 skill들을 녹여내야 한다. 결코 쉽지 않다.
기존의 resume에는 Java, Python, C를 proficient 항목으로 구분하고, 또 나머지를 basic knowledge로 분류를 했는데, 이것들도 변화가 필요하겠다.
예를들어, Java를 기반으로 한 OOP 컨셉 등으로 표현을 해야 하겠다. 그리고 일단 Knowledge 부분에 있었던 UML, Agile Process, 6-sigma methodology, HDD, SoC, Blockchain fundamentals 등은 여기서는 빼고 PROJECTS 섹션에 녹여서 넣을 생각이다.
이 섹션을 통해서 내가 질문을 의도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이 친구는 Java와 Python으로 OOP를 공부했구나. 그렇다면 여기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질문해볼까?
- 그 외에 다른 특이한 언어들이 있는데, 왜 이 언어들에 대해서 공부를 했는지 물어볼까?
PROJECTS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 내가 맡은 역할과 그 역할이 팀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또 그러한 기여를 하는데 내가 갖춘 soft skill은 어떤 것이 있었고, 성과는 어땠지를 잘 버무려서 기록을 해야 한다.
특히나 여기서 XYZ formula를 잘 사용해야 한다.
XYZ formula의 definition은 아래와 같다.
What you've accomplished (X) + the qualitative results (Y) + the skills or experience you utilized to achieve the outcome (Z)
이를 내 resume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Led a team(X) on the YVR IoT project to create a dashboard application that fetches data from four IoT sensors via AWS for water quality monitoring near Vancouver Airport, featuring five tabs(Y) such as an admin portal, real-time data monitoring, and user management, all while utilizing Agile methodology and serving as the Scrum Master.(Z)
WORK EXPERIENCE
이 부분 역시 앞의 PROJECTS에서 다룬 것과 같이 XYZ Formula를 기반으로 작성하되, 중요한 것은 인터뷰어에게 이 resume를 통해 내가 질문 거리를 만들어주고, 또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tech skill과 soft skill을 잘 섞는 것이 중요하겠다.
Teaching Assistant and Marker 부분에서는 TA와 Marker라는 두가지 꼭지로 나눠서 설명을 들어가야 하겠다.
Collected and analyzed feedback(X) from approximately 100 students(Y) in the C programming course, providing creative ideas(Z) for updating lecture slides and redesigning lab assignments to focus on real-world problems, thereby increasing student engagement and contributing to the overall quality of the professor's course.(X)
그 외에 나머지 부분들도 XYZ에 맞춰서 다시 전면 개정을 했다.
이렇게 하고나니, 1페이지가 꽉차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은 Project에서 채우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이 부분을 어느정도 채우고나서 resume를 완성하기로 정했다. 그리고 지금 드는 생각은 아직 resume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 resume 가지고는 아직 어딘가에 비비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프로젝트 부분이 너무 빈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 수업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이 부분은 보완한 이후에 다시 job apply 작업에 착수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VOLUNTEERING
시간이 부족해서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hiring manager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게다가 이미 1페이지가 꽉 찬 상황에서 soft skill을 강조하는 발룬티어링이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일단은 제외를 해두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저지르는 과오는 바로 같은 resume를 가지고 바꾸지도 않고 여러 회사에 밀어넣는다는 것이다. 그렇게하면 resume 채택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JD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그 JD에 맞게 resume도 추가/삭제를 해서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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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라이프코드의 좋은 글을 읽고 여기까지 도달했네요. 라이프코드에서도 좋은 글 써주셨는데 개인블로그도 유용한 글이 정말 많네요
답글삭제저도 이직 준비중인데 거의 취업특강 해주신 거 같습니다^^
XYZ formula는 바로 적용해봐야겠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줄도 모르고 지나쳤네요. 너무 늦게 봐서 죄송합니다. 충만족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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